글. 황소연 | 사진. 〈모든패밀리〉 인스타그램
〈모든패밀리〉는 레즈비언 부부 김규진·김세연 씨와 게이 커플 킴·백팩의 일상을 담는다. 이 예능에서 네 명의 주인공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우리는 그 모습을 바라보는 시청자이자 시민이 된다. 서로의 연인과 동거를 하고, 연인의 부모님을 만나고,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는 과정은 성소수자이기에 특별해 보이지만, 오랜 시간 인생의 평범한 과정으로 일컬어져온 것들이다.
두 커플을 포함해 그들의 일상을 보는 패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특히 그것이 찬성과 반대 등 ‘입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기보다 현재 시점의 의견이나 반응으로 볼 수 있는 성격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성소수자가 낯설고 불편하다는 패널이 레즈비언 부부와 그 딸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모습은 사랑과 가족의 다양한 형태 앞에 반대나 혐오를 표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점을 확인시킨다.
킴과 백팩, 김규진과 김세연 커플의 여러 사연은 세상에 공개되는 순간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지만, 〈모든패밀리〉는 평범하고 보편적인 인간성을 말하는 예능이다. 네 사람 앞에 해결해야 할, 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계속 등장한다. 기사와 콘텐츠에 달리는 악플에 대한 대처, 오랜 시간 키워온 신앙을 지키는 것, 파트너 그리고 태어난 아이와 한 가족임을 제도적으로 확인받고자 시도하는 것까지, 매 순간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더 의미가 있는 건 이런 질문이 네 사람 앞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는다는 점이다. 킴·백팩 커플과 패널들, 그리고 더 많은 시청자들은 김규진·김세연 씨의 딸인 ‘라니’가 살아갈 세상을 응원한다. ‘음지에만 있어라’, ‘조용히 살아라’라는 말이 두 커플을 비롯한 성소수자 패널들에게 자주 쏟아지는 악플이라고 한다. 하지만 라니의 인생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살아가면서 겪게 될 고비 앞에 기꺼이 함께할 것을 다짐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세상은 더 시끄럽고 한층 행복해질 것이다.
웨이브에서 시청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