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없고 콘텐츠는 너무 많다! 매번 어떤 콘텐츠를 볼까 고민만 하다 시작조차 못 하는 이들을 위해 일단 시작하면 손에서 놓지 못하는 웹소설을 소개한다. 키워드가 취향에 맞는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화’만 읽어보자.
글. 김윤지
야구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는 요즘, 야구팬도 ‘야알못’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웹소설을 소개한다. 시즌 개막 전부터 야구계, 아니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 우승건. ‘슈퍼 건’이라는 별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평균 구속 156km에 최고 구속 164km를 자랑하는 좌완 파이어볼러(강속구 투수)다.(좌완 파이어볼러의 위상이 어느 정도냐 하면, 지옥까지 따라가서라도 잡아 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국 리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구속과 완벽한 제구력으로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연봉 1500만 달러를 받으며 전성기를 누리던 선수가 돌연 한국 리그로 돌아왔다. 사이 영 상(Cy Young Award, 매년 메이저리그의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에 노미네이트될 정도로 매 시즌 폼이 좋아지고 있던 그가 한국에 돌아온다는 소식에 모두가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모두가 주목하는 앞에서 그가 밝힌 심정은 이러했다. 외로웠다고. 행복한 야구를 하고 싶다고. 그의 발언은 또 한 번 야구계를 뒤집어놓았다.
그런 그가 한국에 돌아온 진짜 이유는 놀랍게도 한 남자 때문. 더 놀라운 건 마운드 위에 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국민 투수를 긴장하게 만드는 사람이 여섯 살은 어린 남자애라는 사실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야구만 한 탓에 사람을 대하는 법도 잘 모르는, 매일 1등으로 연습장에 출근할 정도로 야구밖에 모르는 어리숙한 남자애. 패전조 투수 신성하. 팀이 패하는 상황이 거의 확정적일 때 등판하는 패전조 투수인 성하는 2군에 보내기는 아쉽고, 그렇다고 1군 필승조로 활용하기엔 어딘가 애매한 백업 선수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만 올라오기에 아무리 마운드에 올라도 실적은 오르지 않고, 개인적인 기록을 올리는 것도 당연히 힘들다. 그런 성하에게 승건은 꿈과도 같은 존재.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이 ‘우승건 영상 찾아보기’인 성하가 승건이 저 때문에 한국에 돌아왔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렇기에 성하는 제게 자꾸만 연락을 해대는 승건이 혼란스럽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둘의 접점이라곤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라는 것과 2년 전의 하룻밤 실수밖에는 없으니까.
존경하는 선배이자 꿈인 승건이 자신과의 하룻밤 실수로 구설수라도 생길까 피해 다닌 게 벌써 몇 달째. 더는 그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찾아오며 성하의 마음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선발 등판 전날에 불쑥 찾아와 밥이나 먹자는 승건의 말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차에 올라탔다가 “(성하)너 때문에 미국에서 상사병까지 앓았다.”는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듣게 된 것. 지금 나랑 연애라도 하자는 건가? 모두가 승건의 투구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는 지금, 경기에서 실투를 하면 캐스터며 팬들까지 전부 그의 사생활을 언급할 게 뻔하다. 전날 뭘 먹었는지까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떠들어대는 게 이곳이니까. 저 하나 때문에 승건의 커리어에 흠집이라도 나면…. 밀어내야 한다는 걸 잘 아는데 승건 앞에만 서면 자꾸 귀가 빨개진다.
승건의 끊임없는 직진에 성하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며 승건과의 미래를 그리는 순간 승건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이야기는 다른 국면을 맞는다. 곧이어 그의 죽음이 단순 교통사고가 아닌 청부 살인 사건임이 드러나고, 성하가 사고가 나기 직전으로 회귀하며 5화부터 본격적인 회귀물을 서막을 알린다. 이처럼 초반부는 둘에게 벌어지는 사건 위주로 전개되어 야구물 느낌이 덜하지만, 성하가 세 번의 회귀 끝에 3년 전으로 돌아간 후부터는 ‘찐야구물’을 만나볼 수 있다. 터무니없는 작전과 팀 배팅을 하지 않는 선수의 플레이 등 현실 야구를 보는 듯한 디테일한 서술에 “왜 거기서 그걸 치냐.”는 말을 육성으로 내뱉게 될지도. 너무 몰입한 탓에 잠시 둘의 러브라인보다는 선수로서 성하의 성공을 바라게 되기도 한다. 승건을 살리기 위해 세 번의 회귀를 반복한 성하가 어떤 짓을 벌일지, 과연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전생에선 패전조 투수였던 성하가 스위치히터 유격수가 되었을지 궁금하다면 세 번의 회귀 끝에 찾아올 순간에 집중해보자.
장르: BL
회차: 348화(미완결, 24년 7월 19일 기준)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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