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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27 컬쳐

뉴 뮤직, 뉴 라이프 - 광야에서 바다로, 밀레니엄 서머

2024.09.03

어플로 모르는 음악을 찾고, SNS에서 타인이 추천해준 음악을 캡처했다가 실타래처럼 풀어내며 듣는 게 취미인 에디터가, 신곡은 아니지만 듣기 좋고 재미있는 음악을 추천한다. 새롭지 않지만 누군가에겐 새로울 음악으로, 조금은 일상을 즐겁게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글. 황소연 | 앨범 아트워크. 벅스뮤직‧스포티파이

패딩부터 민소매, 간절기 옷까지 빠짐없이 챙겨놓아야 하는 한국에서 ‘여름과 겨울 중 언제가 낫냐.’는 논쟁은 여전하다. 그런데, 올해는 너무 덥다. 기록적인 폭염이 있었던 2018년에 이어, 앞으로는 이렇게 선선한 날 없는 여름이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즐길 순 없지만, 견딜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여름의 친구로 청량한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9월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예정인 2024년 여름이라면 더욱 그렇다.

SMTOWN 〈Summer Vacation in SMTOWN.com〉, 신화 〈해결사〉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늦여름에 여름 좋아했던 척하기 좋은 청량함

SM엔터테인먼트(SM)는 2021년 유튜브와 함께 ‘SM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기획을 통해 SM은 약 300편 이상의 뮤직비디오와 음원 등을 디지털 플랫폼에 적합한 상태로 업그레이드해 순차 공개했다. 종일 SM 아이돌이 부른 후크를 합창하고, 음악 방송을 녹화해 춤을 따라 한 어린 시절을 보낸 팬들이 반길 법한 이들이 작은 썸네일 안에 있었다. 디지털 풍화를 겪은 캡처로, 혹은 ‘360p’ 화질에서 볼 수 있던 이들이 4K로 선명해진 것이다. 특히 소속 아티스트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초호화 라인업의 ‘SUMMER VACATION’ 뮤직비디오가 재미있다. SM이 여름과 겨울 시즌에 발표해온 시즌 앨범 수록곡, 특히 여름 시즌 곡들은 가사와 뮤직비디오의 일치감을 보여주는데, 이 곡도 마찬가지다. 딱히 일차원적이라고 말할 건 아니고, 오히려 여름을 떠올릴 때 즉시 연상되는 이미지의 결합이다. 강, 녹음, (색상이 있는 직사각 무테) 선글라스, 새파란 하늘, 패턴 있는 반팔 셔츠, 스릴 있는 수상레저, 번지점프(여름과 어떤 연관이 있는진 모르겠다) 같은 것들이다.(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제트보트에 쓰인 상호명을 보면 촬영지는 아마도 가평인 듯하다)

‘SUMMER VACATION’ 외에도, 해당 앨범엔 연속으로 들으면서 여름을 좋아했던 척하기 좋은 노래들이 있다. 물론 이 앨범 전에 서머송 전통의 강호(?) ‘으쌰! 으쌰!’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시즌 앨범 타이틀곡은 SM-

TOWN 뮤지션들을 한데 불러 모으는 ‘광야’의 앤섬(anthem) 같은 느낌이 드는데, 개별 트랙들은 아티스트들이 당시 입고 있던 무드를 담아낸다. 어떤 곡들은 따로 묶어도 미니앨범과 같은 완결성을 뽐내는데, 특히 5~9번 트랙이 그렇다. 다섯 번째 트랙인 신화의 ‘HERO’와 아홉 번째 곡 블랙비트의 ‘Make It High’가 적극적인 매력으로 6, 7, 8 세 트랙을 감싼다. 특히 ‘Make It High’는 신화의 ‘I Pray 4 U’가 〈이누야샤〉 2기를 상징하는 곡이 되었듯, 애니메이션 타이틀로도 어울리는 명곡이다. NCT가 이 곡을 해석해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SMTOWN ‘Summer Vacation’ 뮤직비디오 스틸, f(x) ‘라차타(LA chA TA)’ 뮤직비디오 스틸

함께 떠나자는 메일을 보냈어,

라차타 외치며

SM 리마스터링 프로젝트 재생목록엔 〈2004 Summer Vacation in SMTOWN.com〉의 타이틀곡 ‘Hot Mail (여름편지)’도 추가되어 있다. ‘함께 떠나자는 메일을 보냈’다는 가사가 이 곡에서 세련미와 쿨함을 맡았다. 같이 ‘꿈을 모아서’, ‘Sea of Love’ 뮤직비디오도 정직하게 여름의 감성을 보여주고 노래한다. 특히 S.E.S가 2002년까지 한국에서 일곱 개의 정규앨범 대부분을 가을과 겨울 시즌에 발매한 것과 달리, ‘꿈을 모아서’가 수록된 5집은 7월에 발매됐다. ‘꿈을 모아서’ 바로 다음 트랙인 ‘Like A Shooting Star’도 늦여름을 청량함으로 버티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문자 E처럼 여름의 에너지를 밀어붙이는 곡들 말고도, f(x)의 데뷔곡 ‘라차타(LA chA TA)’ 뮤직비디오도 리마스터링 되었다. 9월 1일, 여름과 가을 사이에 발매된 이 데뷔 싱글 뮤직비디오에서 f(x) 멤버들은 계절의 경계가 갖는 그것처럼 묘한 매력으로 대중을 끌어들인다. 걸그룹의 정형을 따르지 않은 스타일링, 균형이 다른 이퀄라이저처럼 온갖 각도로 튀어나오는 개성. 새로운 세기에서 10년여가 흘러, 아마도 밀레니엄 서머를 겪었을 소녀들은 색다른 감탄사로 늦여름을 물들였다. 뒤이어 자신들이 몰고 올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내면에 품은 채.

소개된 앨범

SMTOWN 〈Summer Vacation In SMTown.com〉 (2002.6.11)

SMTOWN 〈2004 Summer Vacation in SMTOWN.com〉 (2004.6.29)

신화 〈해결사〉 (1998.05.09)

신화 〈Perfect Man〉 (2002.3.1)

S.E.S. 〈Surprise〉 (2001.07.11)

플라이 투 더 스카이 〈Sea Of Love〉 (2002.04.26)

f(x) 〈라차타 (LA chA TA)〉 (200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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