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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27 컬쳐

BOOK - 〈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미나리아재비〉

2024.10.02

글. 안덕희

〈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안세화 지음, 창비교육 펴냄

〈남매의 탄생〉(2021)으로 제1회 틴 스토리킹 문학상을 수상했던 안세화 작가 특유의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있는 전개에 ‘타임 슬립’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결합한 청소년 소설이다. 제목에 걸맞게 작품 전체에 여름의 청량함이 떠도는데, 이야기 면면에는 삶의 무게와 가치, 죽음에 대한 눅진한 탐색이 녹아 있다.

고 2 여름방학을 앞둔 무렵, 대입 준비에 한창이던 은호와 도희 앞에 정체불명의 스토커가 나타난다. 함께 스토커의 정체를 추적하던 두 사람은 그 과정에서 그동안의 순탄했던 삶을 뒤흔드는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청소년기를 그저 어른이 되기 위해 지나쳐야 하는 터널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 소설은 반짝이고 찬란한 ‘그 시절의 가치’를 일깨워줄 것이다. 책에는 시간을 건너서라도 구하고 싶은 우리들의 소중했던 그 한때가 담겼다.

〈미나리아재비〉

박경희 지음, 창비 펴냄

고향과 농촌의 질박하고 애잔한 서정을 시로 펼쳐온 박경희 시인이 5년 만에 펴낸 시집이다. 신작들에서 시인은 찰지고 구성진 충청도 사투리와 걸쭉한 입담으로 고향 마을의 자연과 사람들의 날것 그대로의 정경을 그려내면서 토속적인 서정과 서사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우리 동네 황영감님은 매일 하는 일이 염생이와의 싸움이었다. 뿔 커다란 염생이에게 매일 소리를 쳤다. 그러면 뿔난 염생이도 대답을 하듯 ‘메에, 메, 메~에’ 하고 뿔을 받쳐 들었다. 이에 열 오른 황영감님은 어디서 주인헌티 지랄이냐며, 싸리 빗자루를 들고 달려나간다. (…) 염생이나 황영감님이나 타고난 성질이 닮아서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삶의 애환이 능청맞게 그려진 시편들이 잔잔한 울림을 주며 슬며시 미소 짓게 한다. 이 미소들이 이어지다 더러는 삶이 아려지기도 하고 다정다감해지기도 하는데, 문동만 시인이 쓴 발문의 “박경희 시인은 ‘짠한 사연’을 널리 퍼뜨려 같이 울게 하려는 사람”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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