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없고 콘텐츠는 너무 많다! 매번 어떤 콘텐츠를 볼까 고민만 하다 시작조차 못 하는 이들을 위해 일단 시작하면 손에서 놓지 못하는 웹소설을 소개한다. 키워드가 취향에 맞는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화’만 읽어보자.
글. 김윤지
돈과 시간을 기꺼이 투자할 만큼 좋아하던 현대판타지 속으로 빙의당했다. 그 세계관 속의 나는 유명 대기업에 막 취직한 신입사원. 취직했단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직원 복지가 끝내주게 좋은, 그야말로 꿈의 직장이다. 그런데 좀처럼 웃을 수가 없다. 왜냐고? 여기는 괴담 속이고, 나는 ‘쫄보’니까!
공포 영화를 보자는 썸녀의 제안을 거절할 정도로 소문난 쫄보인 김솔음. 엄청난 쫄보인 주제에 텍스트 형식의 괴담과 미스터리는 없어서 못 보는 괴담 덕후다. 회사에서 틈틈이 괴담을 읽다 〈어둠탐사기록〉이라는 괴담 위키(사람들이 참여해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집단지성 오픈소스 세계관)를 발견한 솔음은 그곳의 괴담을 모두 외울 기세로 읽어내리다 직접 괴담을 창작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덕질을 하다 〈어둠탐사기록〉 팝업 스토어가 열린다길래 굿즈를 사러 갔을 뿐인데, 룰렛 이벤트 1등에 당첨된 순간 괴담 세계관의 거대 세력 중 하나인 ‘백일몽 주식회사’에 떨어졌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웬 대형 강의실. 눈앞에 보이는 단상의 대형 빔프로젝터에는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이라는 문구가 떠 있다. 하루아침에 145:1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 제약회사인 백일몽 주식회사의 현장탐사팀에 입사한 능력자가 된 솔음. 하지만, 다른 신입사원들은 모르고 〈어둠탐사기록〉 덕후 솔음은 아는 사실이 있었으니 이곳은 평범한 제약회사가 아니라 괴현상(괴담)을 관측하고 확보하는 곳이며, 현장탐사팀은 ‘사망전대’라고도 불리는 죽음의 팀이라는 거다. 솔음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려주기라도 하듯 그 자리에서 정규직이 될 신입사원을 거르기 위한 입사 시험이 시작된다. 말이 입사 시험이지 사실은 통과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는 데스 서바이벌이지만.
다른 신입사원들과 함께 반드시 목적지인 지하철역에 내려야만 살 수 있는 ‘지하철 괴담’에 떨어진 솔음. 괴담 덕후인 데다, 빙의자 특혜로 자신이 기억하는 위키 속 괴담 텍스트를 볼 수 있어 위기 상황을 척척 해결해나가는 솔음은 남들 눈엔 강심장 에이스로 비쳐진다. 사실 여기 계속 있다가는 무서워서 기절이라도 할까 봐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른 스피드로 이 상황을 타개하려는 것뿐인데 말이다. 실제로 솔음이 가지고 있는 괴담에 대한 지식은 다른 신입사원들에 비하면 압도적이지만, 겁이 많은 탓에 생각해낸 해결책을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자신과 함께 행동해줄 동료. 이러한 이유로 솔음은 괴담 현장에서 항상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살려서 탈출하려 하는데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솔음을 이타적인 사람으로 인식한다. 괴담 현장에 있는 내내 무덤덤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시종일관 살려달라 외쳐대는 솔음을 보고 있으면 측은한 마음마저 든다. 괴담을 처리하고 돌아와 무드등의 밝기를 최대치로 올리고 자는 솔음의 모습을 나만 안다는 게 안타까울 정도다.
입사 시험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수석으로 합격한 솔음은 앞으로도 무서운 괴담 현장을 접할 생각에 잠시 입사를 고민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근무 성과를 올린 사원에게는 소원권이 주어진다는 말에 울며 겨자 먹기로 입사를 결심한다. 소원권을 얻어 원래 세계로 돌아가리라 다짐하면서.
솔음이 괴담에 대한 해결법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보니 괴담 하나를 해결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아 사건은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나폴리탄 괴담류의 괴담을 즐겨본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테지만, 괴담을 몰라도 즐기는 데 무리는 없다. 고어한 묘사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나, 솔음 정도의 쫄보가 아니라면 괜찮다. 입사 후 거의 매일 끔찍한 괴담 현장에 나가 죽을 위기에 처하는 쫄보 솔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신입사원 김솔음의 첫 출근이 궁금하다면 7화까지는 지켜보자.
장르: 현대판타지
회차: 70화(미완결, 24년 10월 24일 기준)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키워드: #고인물 #빙의 #착각 #미스터리 #회사원 #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