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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33 에세이

MY BOOM - 실패해도 괜찮아

2025.04.23

‘XX 저렴이템’으로 한창 트위터(현 X)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었던 다이소 리들샷, 다이소 컬러밤 등이 취향에 딱 들어맞았던 탓일까. 이제는 무언가 필요한 게 생기면 동네 다이소부터 기웃거리게 된다. 다이소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두고 신상 소식이 업데이트되면 일주일에도 몇 번씩 다이소에 들러 3층짜리 건물 구석구석까지 훑는 게 취미가 되어버린 요즘이다.

최근의 소득은 일리 디카페인 스틱 커피와 커피 캡슐 보관에 안성맞춤인 밀폐 용기.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마몽드 리퀴드 마스크는 매일 아침 스킨케어 메이트가 되어주고 있다. 봄이 다가오면서 투두 체크리스트나 문구류 등 새 학기 관련 신상이 다이소 인스타 피드를 가득 채운 이 시점, 뒤늦게 뜨개질에 관심이 생겨 ‘혹시?’ 하는 마음으로 다이소를 구경하다 뜨개질 도구 세트를 발견했다. 3000원에 뜨개질에 필요한 모든 도구를 손에 넣을 수 있다니. 어떤 취미든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질려버리는 내게 딱이라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상품이 5000원을 넘지 않는 저렴한 가격 대비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다이소템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생각나는 실패템만 해도 족히 열 개는 넘는다. 일회용 배수구 필터, 자석 테이프, DIY 인형 만들기 세트….(이건 어쩌면 내 손재주가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개중엔 꼭 필요하지 않은 아이템들도 여럿 섞여 있는지라 ‘멍청 비용’인가 싶다가도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실패 비용 5000원 정도면 나름 합리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에 다시금 빠지게 된다. 쏟아지는 다이소 봄 신상들을 보며 정말로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는 요즘, 이번엔 또 어떤 실패를 해볼까 기대되는 마음마저 든달까.

글 | 사진.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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