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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27 컬쳐

대중교통 타고 세계 독립 서점 기행

2020.05.26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외국

당분간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아쉬운 마음을 달랠 대안은 없을까? 옛말에 꿩 대신 닭이라고 했다. 한국 속 외국 느낌을 물씬 풍기는 독립 서점을 탐방하는 건 어떨까. 마스크를 단단히 여미고 외국 콘셉트의 독립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PORTUGAL
서점 리스본 포르투

연트럴파크 끄트머리에서 포르투갈을 만나고 왔다. ‘서점 리스본’의 2호점인 ‘서점 리스본 포르투’는 이국적인 정취가 묻어난다. 야외엔 원목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고, 오픈형 테라스가 운치를 더한다. 특히 2층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깊은 사색에 빠지기 제격이다. 책 속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일상이 지루하지 않다. 마치 여행하듯.

1층엔 포르투갈 서적과 ‘생일 책’이 켜켜이 쌓여 있다. 생일 책은 태어난 날이 같은 작가나 인물에 관한 책을 말한다. 때마침 생일을 이틀 앞둔 터라 ‘나라도 내 생일 챙겨야지.’ 하는 마음으로 생일 책을 샀다. 그동안 타인한테 선물은 자주 했어도 정작 나한테 선물을 준 적이 없었기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개봉한 생일 책엔 나와 생일이 같은 찰리 채플린의 책이 있었다. 분명 나는 서점에 갔었는데 포르투갈을 여행하고 선물도 받아 돌아온 기분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3길 60

FRANCE
프루스트의 서재

나쓰카와 소스케의 소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가 생각나는 서점이다. 문을 열면 마스코트 고양이 한 마리가 손님을 맞는다. 책과 책 사이를 유영하듯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 고양이의 이름은 까순이. 책방 주인보다 더 주인 같은 고양이다. 내가 찾아갔을 때 까순이가 북 큐레이션을 해줬다면 믿을 수 있을까. 까만 솜뭉치 같은 뭉툭한 발로 책을 무심히 툭툭 치길래 그 책을 덜컥 사버렸다. 해고에 관한 책인데 그 덕에 아직 취업도 하지 않았건만 해고부터 걱정하게 됐다. 노련한 고양이가 있는 이곳 ‘프루스트의 서재’는 대형 서점에서 찾을 수 없는 책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담뱃갑 안에 담배가 아니라 시가 들어 있다. 독립 출판물을 판매할 뿐 아니라 종종 글쓰기 수업도 열린다. 책 하나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중한 책방인 셈이다. 프랑스 대표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서재가 있다면 이런 안온한 온도일 것 같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무수막길 56 1층

SPAIN
스페인 책방

충무로의 어느 빌딩 6층엔 비밀스러운 책방이 숨어 있다. 스페인에 한 번도 가본 적 없지만, 스페인의 낭만을 담은 ‘스페인 책방’이다. 책방 이름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책방지기의 스페인 사랑이 여간 아닐 터다. 그 예상이 당연하다는 듯 입구부터 스페인 관련 서적과 굿즈가 가득하다. 인테리어 역시 하나하나 세심하게 고른 흔적이 역력하다. 스페인 국기는 물론이고 세계 3대 와인 생산국이란 걸 알리듯 와인병이 즐비하다. 나아가 도서 입고 문의도 스페인 관련 책만 받는다고 한다. 책방지기의 취향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문득 스페인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궁금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유리창 너머로 스페인 건축물 대신 N서울타워가 펼쳐진다. 큼지막한 유리창 하나가 마치 국경처럼 한국과 스페인을 나눈다. 개인적으로 창가는 스페인 책방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데, 가만히 앉아 따듯한 햇볕을 쬐면 이만한 낙이 또 있을까 싶다. 비싼 스페인행 비행기 티켓이 부담된다면 이곳으로 가보자.

주소 서울시 중구 퇴계로36길 29 기남빌딩 5층 603호

USA
부쿠

한국 전통문화의 거리 인사동에 미국 감성이 느껴지는 책방이 터를 잡고 있다. 안녕인사동 건물 4층의 ‘부쿠’가 그 주인공이다. 부쿠는 기존 독립 서점과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세련되고 현대적이며 규모가 꽤 크다. 부쿠의 실내는 세계 최대 도서관인 미국 의회 도서관과 닮았다. 서적도 많이 보유하고 있거니와 원목을 이용해 내추럴하게 꾸민 공간도 그렇다. 커피와 빵도 함께 판매하는 복합 문화 공간. 부쿠에서 엄선한 부쿠 픽(Buku’s Pick)은 때때로 드넓은 책의 바다에서 좋은 길라잡이가 된다. 게다가 화려한 샹들리에는 조도가 적당해서 독서에 집중하기 좋다. 흡사 미국 하이틴 영화에서 볼 법한 파티장이 이럴까 싶은 곳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49 안녕인사동 4층


· 사진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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