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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27 컬쳐

5월의 콘텐츠 - 예능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

2020.05.26 | 재밌는 PPL은 가능할까

[TV]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

불쑥 등장해 방송의 맥락을 파괴한 지는 오래되었다. 드라마 내용과 딱히 상관없이 ‘맛집’이라고 극 중 방문한 가게를 칭찬하거나, 갑자기 발포비타민을 타 먹는 식이다. 가끔은 관찰예능에서 출연자가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 등 전자제품을 사용하는데, 뒤늦게 광고라는 사실이 밝혀질 정도로 PPL은 진화했다.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텔레그나)>은 오히려 예능 안에서 대놓고 PPL을 실천한다는 콘셉트다. ‘선한 영향력’으로 ‘착한 광고’를 만든다는 각오다. 6명의 출연자가 자신이 맡은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미션인데, 다른 사람보다 먼저 성공을 해야 상금을 타서 기부를 할 수 있다. 클렌징 밤으로 출연자들의 메이크업을 지워야 하거나, 필터 샤워기를 끼워 ‘바가지’에 물을 담아 양치질과 세수, 등목을 해야 하는 식이다. 당연히 다른 사람의 광고는 방해하고, 내 광고를 성공시켜야 한다.

‘꼭 농어촌이 아니어도 될 것 같은데?’라는 의문이 잠깐 들긴 한다. 하지만 주꾸미 등 지역 특산물을 이장님이 홍보하는 모습이나, 고즈넉한 풍경을 배경으로 흐르는 송가인의 라이브를 들으면 도시가 아닌 곳에서 신제품을 홍보하는 광경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농어촌 생산물 소비촉진 트렌드와도 일치한다. 주꾸미나 한우를 먹으면서 ‘신토불이’를 강조하는 장면도 빠지지 않는다.

PPL과 웃음, 목적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채 상품을 정확하게 홍보해야 하는 출연자들의 센스가 프로그램을 이끄는데, ‘딸기씨앗 100개 모으기’ 같은 고난이도의 미션이 걸리면 ‘꼴찌’ 당첨이다. 긴 팔다리를 이용해 창문으로 침입하는 장도연의 모습이나, 딸기 씨앗을 몰래 손톱으로 긁어내는 김재환의 모습이
처량하게 느껴진다. 짧은 추격전과 숨바꼭질 등 다양한 예능 공식이 합해진 덕에 <삼시세끼>나 <패밀리가 떴다>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겐 재미를 선사할 듯 하다. 콜라겐 파우더, 랫서팬더 인형 등 분야가 한정되지 않은 물건들이 주는 의외성은 분명하지만, 대놓고 광고를 실천한다는 콘셉트가 아직은 어색하게 다가온다. 특히 “우리 한우가 최고지!”, “테프론 코팅이 없어도 안 눌어붙네!” 같은 코멘트를 해야만 하는 순간은 드라마에서 보던 ‘갑분PPL’ 장면들과 자꾸만 겹쳐진다. ‘선한 영향력’ 대신 일상의 소소한 쓰임새나 ‘탕진잼’을 강조하는 방향이었다면 어땠을지 궁금하다. ‘PPL도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포부는 정규편성에서 이뤄질 수 있을까.


황소연
사진 <텔레그나>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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