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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55 커버스토리

새롭고 담대한 항해_배우 정수정 (1)

2021.07.28

어떤 문제에서 좀체 해법을 찾지 못할 때 ‘저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까?’ 상상해본다면 이미 그의 카리스마에 매료되었다는 뜻이다. 정수정은 머리가 복잡해지는 순간에 “그냥 해.”라고 말할 것 같은 사람이다. 인터뷰에서 바다에 가고 싶다고 말하던 정수정의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며칠 후 청록색의 바다 위에서 유영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무엇을 할까 말까 할 때 그냥 하는 타입. 꼬인 데 없이 명쾌한 정수정의 이미지는 본인의 필모그래피와도 일치한다. 스크린 데뷔작 <애비규환>에서 자기 주장을 끝까지 관철하는 강단 센 ‘토일’은 정수정이기에 관객을 설득해내는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새콤달콤>을 통해 정수정은 또 한 번 담대한 선택을 한 듯하다. 망가지는 역할도 서슴지 않고 해내며 다음, 그다음 선택을 기대하게 하는 것이 배우 정수정이다. 늘 새롭고 담대한 그의 항해가 기대되는 이유다.

[©연보라컬러 니트, 발망/투명테 안경, 플럼 아이웨어/오른손 링,아키타]

지난 6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새콤달콤>이 공개됐어요. 이 작품에서 본인이 연기한 ‘보영’은 연애 때문에 유학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에요. 유독 사랑이나 외부 조건에 흔들리지 않는 캐릭터를 자주 만나는 것 같아요. 역할을 제안받을 때 본인의 어떤 이미지에서 소신 있는 캐릭터를 발견하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사실 감독님들은 저한테 소신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는 상태로 만나는데요.(웃음) 제가 만난 감독님들이 다 제가 굉장히 강하고 소신 있어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마 제 생김새 때문에 이런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이제까지 연기한 캐릭터들과 제가 실제로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고요.

보영의 첫인상은 어땠어요? 이계벽 감독에게 직접 제안해 새롭게 만들어진 부분도 있나요?
원작 영화 <이니시에이션 러브>를 보고 ‘아, 이건 캐릭터를 잘 만들면 재밌겠다.’ 싶어서 선택했어요. 보영이는 제가 안 해본 캐릭터예요. 제가 그렇게까지 망가진 적이 없기도 하고, 보영이가 한 남자를 작정하고 꼬시는 뻔한 캐릭터도 아니잖아요. 밉지 않고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꽤 마음에 들었죠. 사실 보영이라는 캐릭터는 현장에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옷 어디에 쌈장을 흘리고 그걸 찍어 먹고, 이런 걸 정하지는 않았단 말이죠.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잘 안 그려졌는데, 현장에서 얘기하다가 감독님이 제 어떤 모습들을 바로 캐치해서 영화에 쓰거나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셨어요.

[©연보라컬러 니트, 발망/투명테 안경, 플럼 아이웨어/오른손 링,아키타]

라면을 먹다가 머리카락이 같이 입에 들어간다든지, 셔츠에 떨어진 쌈장에 뭘 찍어 먹는다든지 코믹한 요소가 많아요. 연기할 때 부담은 없었어요?
저는 그냥 ‘시키면 할게요.’ 하는 태도였어요. 그렇지만 “괜찮아요? 확실해요?” 하고 물어보긴 했죠.(웃음)

이계벽 감독은 인터뷰에서 정수정 배우가 코믹 연기를 잘했고 재밌어했다고 언급하셨어요. <애비규환>도 사자성어로 대화한다든가 하는 재밌는 요소가 많은 영화고, 그걸 잘 표현했어요. 평소에 유머 감각이 있다는 얘기를 듣는 편이에요?
제가 코믹한 연기를 했다기보다 만들어진 상황 자체가 재밌었던 것 같아요. 친한 사람들이랑 있을 때 지인들이 웃기다고 하는 포인트가 있는데, 그게 제가 웃기려고 의도한 게 아니라서 저한테 왜 웃기다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레드컬러 니트 가디건, 헬무트랭 by 10cc/이어링,세라보니또x아몬즈 ]

넷플릭스 영화에 출연하는 건 어떤 경험이었어요?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되는 플랫폼 특성상 기대나 부담이 컸을 것 같아요.
<새콤달콤>이 극장 개봉을 하려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넷플릭스로 갔는데, 그 소식을 듣고 다들 아주 좋아했어요. 이 시국에 영화를 접하기 쉬운 채널이 OTT잖아요. 만약에 극장에서 개봉했으면 아쉬웠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많이 못 보니까요. OTT로 나간다는 말을 듣고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으니까 정말 잘됐다고 생각했어요.

상대역 ‘장혁’(장기용)은 좋은 남자라고 보기 어려운 인물인데요. 실제로 장혁 같은 사람과 엮이면 어떨 것 같아요?
너무 피곤할 것 같아요. 엮이고 싶지 않아요.(웃음)

영화에서는 아직 멋진 상대역을 만나지 못한 것 같기도 해요. <애비규환>의 철부지 ‘호훈’과 <새콤달콤>의 ‘장혁’을 비교하면 누가 더 나은 것 같아요?
그래도 호훈이는 일편단심 순수남이잖아요. 착하고요.(웃음) 둘 다 장단점이 있는데, 장혁도 최선을 다한 것 같아요. (여자친구가 있는데) 보영이한테 마음이 흔들린다고 데이트를 하거나 그러지 않잖아요. 도망가고 피하려고 노력하다가 상황상 그렇게 된 거죠. 보면서 ‘저런 사람 되게 많을 것 같은데?’ 싶었어요. 무척 현실적인 캐릭터 같아요. 아마 보시면서 많이들 찔렸을 거예요.(웃음)

이번 기사는 새롭고 담대한 항해_배우 정수정(2)로 이어집니다.


글. 양수복
사진. 오아랑 비주얼 디렉터. 박지현
스타일리스트. 윤지빈 헤어. 경민정 메이크업. 장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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