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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83 인터뷰

대도시의 생활법 ― 서울하우징랩 김명훈 센터장 (1)

2022.09.21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자리한 서울하우징랩은 낮고 넓다. 누구든지 들어와서 쉬거나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주거의제를 다룬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아무 조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드는 대도시에서 흔치 않은 이 공간이 하는 일은, 서울하우징랩이 지역 커뮤니티 안에서 활용되는 방식과 닮았다. 주거와 도시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누구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 관심을 나눌 수 있다. 서울하우징랩 김명훈 센터장이 제시하는 서울에서의 생활법은 타인의 삶을 상상하는 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현재의 서울하우징랩이 과거에는 방치되었던 공간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바로 뒤쪽이 SH 영구임대주택이에요. 이곳은 원래 거기 소속된 청소년 수련 시설이었어요. 이후 여러 가지 사정으로 4년간 유휴시설로 방치되어 있었고요. SH가 주거 이슈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을 돕는 ‘주거의제 거점공간’을 운영하기로 했는데, 저희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로모가 2018년 SH와 협업해 공공유휴공간을 재생 및 운영하는 기업에 선정되면서 서울하우징랩이 만들어졌어요. 주거 및 도시의제 플랫폼인 동시에 시민 누구나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카페나 도서관 등 공간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빅이슈》와의 인연도 있어요. 벌써 2년째 《빅이슈》 판매 부스를 운영 중이죠.
빅이슈의 취지가 서울하우징랩의 목표와 부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의 주거환경에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점에서요. 시민들이 편하게 오가면서 펼쳐볼 수 있게 배치했어요.

서울하우징랩은 주거의제를 확산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는데, 특별히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하시는 프로그램은 뭔가요?
최근에 ‘좋은 개발’이라는 주제로 에세이집을 발행했어요. 도시는 과거에 누군가 살았었고, 미래에 또 누군가가 살 곳이다 보니 지속 가능성도 같이 논의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한국이 7~80년대에 급속도로 도시화가 진행되었잖아요. 빨리, 더 많이 사람들이 머무를 공간을 만들다 보니 어떤 개발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고 보거든요. 최근 낡고 사용하기 어려워진 도시 곳곳을 바탕으로 재개발과 재건축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급격한 개발로부터 3~40년이 흘렸기 때문에 이제 새로운 모습의 개발을 시작할 때라고도 볼 수 있죠. 서울에 어떤 개발이 필요한지 같이 고민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전문가들과 과거의 개발을 평가하고 대안도 함께 담았어요. 마침 저희가 아카이빙 센터를 준비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서울하우징랩이 쌓아온 의제를 한 플랫폼에서 볼 수 있게 돼요.

서울하우징랩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을 꿰뚫는 하나의 키워드를 알고 싶어요.
주거에 대한 관심인 것 같아요. 어떤 형태로든 주거에서 파생된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시민들은 주거 이슈를 자신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신 지점이 있다면요?
예를 들어 택지 개발 같은 주제는 우리와 먼 얘기 같지만 의외로 삶에 영향을 주고 있기도 하거든요. 확실히 다른 사람들의 주거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개인의 용기가 필요한 듯해요.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콘텐츠로 다루고자 했어요. 인스타그램으로 매일 세 가지 주거 뉴스를 큐레이션 한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고, 유튜브 채널엔 10분 길이의 주거 이슈 영상이 있어요. 이렇게 가벼운 주거 콘텐츠를 접한 뒤, 서울하우징랩에서 진행하는 공개 강연이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도 계세요. 거기서 토론이 진행되기도 하고요.

좋은 주거에 대한 각자의 상이 다를 텐데, 토론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하나의 주제를 파고드는 그룹이 있고, 주거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깊은 분들이 전문가들과 주거의제를 총체적으로 탐구하는 심화 그룹이 있어요. 주거는 복지의 측면에서 볼 수도 있고, 공급의 측면에선 경제 이슈와 오히려 더 가까울 때도 있거든요. 여기에 데이터 이슈까지 함께 살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교육을 받으시는 분들의 반응 기억에 남는 것이 있을까요?
7월 한 달간 ‘주거 정책 청년 전문가 과정’을 진행했는데요. 대외 활동 차원에서 참여하신 분이 계셨어요. 특히 부동산 전공자 같은 경우, 개발 과정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시는데요. 교육을 계기로 주거환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고 하셨어요.

얼마 폭우로 반지하 도시의 비적정주거에 대한 이슈가 부각됐어요. ‘반지하 퇴출대책 관련 논의를 어떻게 보셨는지요.
사실 쪽방이나 반지하 거주자들은 늘 존재했거든요. 특히, 서울에 90% 이상이 집중되어 있어요. 반지하는 본래 유사시 대피 장소로 활용하기 위한 만들어진 비적정 거주 공간이기 때문에 ‘반지하 퇴출’ 대책이 활발히 논의되는 건 반갑지만, 안타까운 사건이 있을 때만 조명되는 것보다는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기존 주거 문화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집은 만들어지는 데 비용도 많이 들고 조성 기간도 길기 때문에 잠깐의 관심이 변화를 가져오긴 어려울 것 같아요.

이 글은 '대도시의 생활법 ― 서울하우징랩 김명훈 센터장 (2)'로 이어집니다.


글. 황소연
사진. 김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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