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상단으로이동
신간 · 과월호 홈 / 매거진 / 신간 · 과월호
링크복사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글자확대
글자축소

No.300 컬쳐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2023.06.04

시간은 없고 콘텐츠는 너무 많다! 매번 어떤 콘텐츠를 볼까 고민만 하다 시작조차 못 하는 이들을 위해 일단 시작하면 손에서 놓지 못하는 웹소설을 소개한다. 키워드가 취향에 맞는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화’만 읽어보자.


ⓒ 리디북스

빙의, 환생, 이능력 등 웹 소설의 문법에 지친 사람들에게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이하 <어바등>)를 소개한다. 2022 SF 어워드 웹 소설 부문 대상 수상작인 <어바등>은 치과 의사 ‘박무현’이 심해 3000m에 있는 해저 기지에 입사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한국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며, 36개 언어와 그 언어로 된 모든 서류를 번역하는 통·번역기 같은 근미래적 설정이 시대 배경을 짐작하게 한다. (참고로 새 통역기를 살 돈이 없는 무현은 열 개 언어만 제한적으로 통역되는 구 통역기를 사용한다.)

초반부, 사건의 배경인 해저 기지와 근미래 세계관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웹 소설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5화’까지도 이어져 전개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문장의 호흡 또한 꽤 길기 때문에 웹 소설 특유의 짧은 문장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웹 소설이라기보다는 일반 도서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여러모로 유행하는 웹 소설에서 벗어난 <어바등>이 사랑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간 웹 소설에서 그저 ‘공간’으로만 머물던 바다를 빨려드는 필력과 촘촘한 세계관 설정을 통해 해저 기지라는 구체적 배경으로 구현해냈을 뿐 아니라, 입사 닷새 만에 심해 3000m에서 탈출해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에 주인공을 던져 넣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무엇보다 다른 작품과 <어바등>의 뚜렷한 차이점은 캐릭터에 있다. 주인공 박무현은 이능력자도 인생 2회차도 아니다. 치과 의사라는 직업도 재난 상황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일반인일 뿐이지만, 자고 일어났더니 기지에 물이 차기 시작한 재난 상황에서 그의 대처는 이능력자보다도 놀랍다. 이성적 판단이 불가한 상황에서 무현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옆방을 두드리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이곳의 객실이 80개라는 걸 인지한 무현은 80개의 문을 죄다 두드리기라도 할 기세로 문을 열어젖히고 자는 사람을 깨워 탈출을 돕는다. 심지어 주인 없는 고양이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위기에서 모두를 구해줄 능력도 생존을 위한 스킬도 없지만, 선하고 착한 주인공인 그는 말 그대로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준다. 초반부부터 해저 기지의 치과 ‘딥 블루(Deep Blue)’를 찾는 다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궁금증을 자아내는 엔지니어 가팀의 ‘신해량’ 팀장을 비롯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재난 상황에서도 선의를 베푸는 무현을 향한 반응에서 하나둘 드러나는 다양한 인간상 또한 주목할 만한 요소다.

초반부는 해저 기지라는 공간에 대한 설명과 그곳에 무현이 입성하는 과정이 주를 이루므로 5화까지 봤다면 기지에 물이 차며 본격적으로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는 12화까지 정주행할 것을 권한다.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25화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어바등>이 주는 충격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댓글이나 스포일러는 최대한 멀리할 것!

장르: 현대 판타지
회차: 307화 (2023년 5월 22일 기준, 미완결)
플랫폼: 네이버 시리즈, 리디북스 외 다수
키워드: #생존물 #재난물 #외유내강캐 #일반인 #치과의사 #동료/케미


글. 김윤지│이미지제공. 리디북스


1 2 3 4 5 6 7 8 

다른 매거진

No.320

2024.04.15 발매


데이브레이크

No.319

2024.05.01 발매


홍이삭

No.317

2024.03.01 발매


위라클 박위

< 이전 다음 >
빅이슈의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