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고 ‘캔디 젤리 러브’를 외치던 여덟 명의 소녀들. 걸그룹 러블리즈의 멤버로 처음 얼굴을 알린 케이는 2017년, 〈서른 즈음에〉를 시작으로 뮤지컬이라는 또 다른 무대에 도전했다. 그리고 2023년, Mnet의 재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 〈퀸덤 퍼즐〉에 출연해 엘즈업으로 재데뷔한 케이는 쉬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다양한 모습으로 수많은 무대에 서온 케이는 무대에 있을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 과연 그녀를 계속해서 움직이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카오리를 연기한 케이는 사랑밖에 없는 카오리가 자신과 닮아 마음이 갔다고 말한다. 무대가 너무 좋아서, 무대가 아니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하는 그녀의 눈빛에선 무대에 대한 사랑이 엿보였다.
글. 김윤지 | 사진. 신중혁 | 헤어. 지니 | 메이크업. 서원 | 스타일리스트. 최미혜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공연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을 것 같은데, 요즘 일상은 어때요?
작품 중일 땐 보통 오전에 헬스장에 가요. 몸을 깨워주려고요. 운동으로 몸을 풀어준 뒤에는 가볍게 죽 같은 걸 먹어요. 공연 전에는 뭘 잘 못 먹는 편이기도 하고, 몸이 가벼워야 공연이 잘되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소화가 잘되는 죽을 먹고, 공연장으로 향하죠. 특별한 건 없어요.
(웃음)
뮤지컬 데뷔작 〈서른 즈음에〉를 시작으로 대극장 주‧조연을 오가며 꾸준히 활약하고 있어요. 쉬지 않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자극하며 행복을 느끼는 워커홀릭이라던데, 쉼 없이 달리는 게 힘들진 않아요?
힘들다기보다는 재밌고, 무대에 있는 순간이 너무 좋아요. 저는 무대에 있을 때 살아 있음을 느껴요. 뮤지컬과 너무 잘 맞는다고 느낀 게, 무대 위에서 노래도 할 수 있고 연기도 할 수 있고 춤도 출 수 있다는 게 저한텐 너무 큰 매력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아마 난 무대 위에서 죽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무대를 너무 좋아해서.(웃음)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이유도 계속 무대에 서고 싶어서예요. 제가 노력한 시간들이 있기에 무대에 설 수 있는 거니까 뿌듯하기도 하고요.
충전의 시간도 분명 필요할 것 같은데, 케이의 본체인 김지연은 쉴 때 뭘 하며 시간을 보내요?
쉬는 날에는 가족과 맛집을 가는 게 저의 행복이에요. 특히 족발을 진짜 좋아해서 일부러 족발 나오는 시간에 맞춰서 식당에 가곤 하는데, 얼마나 좋아하냐면 관련된 오디션 일화가 있을 정도예요. 〈4월은 너의 거짓말〉 오디션에서 있었던 일인데, 극 중에서 카오리가 먹는 걸 정말 좋아하는 설정이거든요. 얘기하다 보니 자연스레 음식 얘기가 나왔고, 연출님이 저한테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물어보시는 거예요. 족발이라고 하니까 그럼 내가 족발을 먹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한번 족발에 대해 설명을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신나서 막 서울 3대 족발 집에 대해 얘기했죠. 시청역 오향족발, 양재동의 영동족발, 성수동의 성수족발…. 오디션장에서 족발 얘기를 한 건 생애 처음이었는데, 나중에 연출님이 말씀하시기를 그 모습이 너무 카오리 같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족발 얘기를 하니까 지금도 침이 넘어가는데.(웃음) 저를 합격하게 만들어준 일등 공신이에요.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일본 만화가 아라카와 나오시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죠. 원래도 원작을 좋아했다고 들었는데, 원작을 볼 때 이입했던 인물이 있어요?
카오리요. 저랑 비슷하다고 느꼈거든요. (어떤 면이요?) 일단 음악을 너무 사랑하고, 뭐랄까 정말 사랑밖에 없는 아이더라고요. 제 본체인 김지연도 사랑밖에 없거든요. 부모님한테 사랑을 정말 많이 받고 자랐고, 저도 주변에 사랑을 아낌없이 주는 편인데, 카오리도 극 중에서 남자 주인공인 코세이에게 계속해서 사랑을 줘요. 그런 카오리의 사랑 덕에 원래 흑백뿐이던 코세이의 인생이 컬러풀하게 빛나기 시작하고요. 제가 인생에서 사랑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애니메이션을 보는 내내 카오리한테 이입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아등바등 열심히 사는 모습도 너무 공감이 가고, 꼭 저를 보는 것 같아서 카오리를 지켜주고 싶단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카오리 역할이 정말 욕심이 났고, 큰 꿈을 안고 오디션에 도전하게 됐죠.
이 글은 "COVER STORY - 마이 스테이지 <케이> (2)"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