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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27 컬쳐

나의 즐겨찾기 - 하루 끝 영국식 캐주얼 펍부터 한식 다이닝 바까지

2024.09.11

여름의 무더위도 조금씩 가시고 있는 요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쯤이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이대로 하루를 마무리하기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영국식 캐주얼 펍부터 한식 다이닝 바까지, 그럴 때면 찾게 되는 공간들을 소개한다.


글 | 사진. 김윤지


영국 감성, 퀸즈가드


탁 트인 서순라길의 돌담뷰를 안주 삼아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고 싶다면 퀸즈가드로 향하자. 영국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가 운영하는 영국식 캐주얼 펍 퀸즈가드에서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영국 전통술을 판매한다. 돌담길을 바라보며 영국 전통술을 마실 수 있다는 특별함 때문일까. 서순라길의 대표적인 인기 공간으로 ‘비틀비틀 비틀스타코’와 쌍벽을 이루는 퀸즈가드는 평일 오픈런으로 방문해도 이미 줄을 서 있는 광경을 마주할 수 있다. 기나긴 웨이팅 끝에 2층 규모의 퀸즈가드에 들어서면 바 테이블 뒤로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술병과 퀸즈가드의 마스코트인 달마시안 레이디가 우리를 반긴다. 바 테이블을 비롯 적지 않은 좌석이 실내 공간에 마련되어 있지만 퀸즈가드가 자랑하는 돌담뷰에서 제대로 된 유럽 감성을 즐기려면 야외 테이블에 자리 잡아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야외 테이블 웨이팅만 따로 받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우선 실내 좌석이 비어 있다면 빠르게 자리를 잡고, 직원에게 야외에 자리가 나면 이동하고 싶다고 말하는 게 가장 편한 방법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안주 메뉴가 따로 없다는 것. 다행히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해 먹고 싶은 안주를 포장해 오면 되는데, 본인이 원하는 메뉴를 자유롭게 골라 먹을 수 있어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근처의 ‘노모어피자’에서 피자를 배달시켜 맥주와 함께 먹는 게 이곳의 암묵적인 룰인 듯하니 참고하자. 안주가 없는 대신 그만큼 다양한 주류가 준비되어 있는 퀸즈가드. 영국식 담금주 ‘진’, 전통 칵테일 ‘핌스’, 사과 발효주 ‘사이더’ 등 한국에서는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낯선 이름의 주류들이 메뉴판을 가득 채우고 있다. 봐도 봐도 끝이 없는 메뉴판에 뭘 마셔야 할지 고민된다면, 전통 사과 발효주 사이더를 마셔보는 건 어떨까. 그중에서도 특히 추천하는 건 불머스 사이더와 스윗 마마 사이더.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달달한 사과 맛에 4-5도 정도의 낮은 알코올 도수로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영업시간

화-일, 14시부터 23시까지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주소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115 1-2층


골목길 사이, 희릿


아기자기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와인을 즐기고 싶을 때면 찾게 되는 와인바 희릿은 성수역과 서울숲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근처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노란 입간판을 지나쳐 골목으로 들어서면 얼핏 가정집 같은 친숙한 외관이 우리를 반긴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만든 희릿에는 야외 테라스나 바 좌석 외에도 다른 공간과 차단되어 있는 다락 공간이나 독채 형태의 룸(3인 이상부터 예약 가능)이 마련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테이블 타입을 선택하면 된다. 늘 사람으로 붐비는 성수에 위치해 있지만, 공간에 비해 테이블 수가 많지 않아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와인을 즐길 수 있다.

희릿에서는 레드, 로즈, 스파클링 와인을 비롯 메뉴판 세 페이지를 빼곡 채울 만큼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만나볼 수 있는데, 포도 품종과 간단한 맛 설명이 하나하나 친절하게 적혀 있어 와인을 잘 모르더라도 문제없다. 술은 못 마시지만 분위기는 즐기고 싶은 사람을 위한 논알코올 와인도 준비되어 있다. 다양한 종류의 하이볼도 만나볼 수 있는데, 와인을 즐기지 않는다면 메론 맛이 나는 미도리 하이볼을 추천한다. 레스토랑 겸 와인바인 희릿은 뇨끼 맛집으로도 유명하니 곁들일 음식이 고민된다면 참고하자. 크림소스에 샐러리, 베이컨, 버섯이 잔뜩 들어 있어 씹는 맛이 좋은 뇨끼를 한입 크게 떠먹으면 입 안 가득 고소한 감자 맛이 퍼진다. 알맞게 구워진 문어에 살짝 매콤한 로메스코 소스를 뿌린 뽈뽀와 통통한 가지 사이에 새우 완자를 가득 넣고 로제 소스로 마무리한 로제 가지 새우는 크림 베이스의 뇨끼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영업시간

화-금 11시 30분부터 23시까지

토-일 12시부터 23시까지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주소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2길 34 1층


정성 가득, 바탕


속을 따뜻하게 데워줄 정성스러운 요리가 그리울 때면 찾게 되는 곳, 바탕. 반지하에 자리해 밖에서 가게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비스트로 바탕은 전통주와 한식만 취급하는 한식 다이닝 바라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서울숲역 근처이긴 하나, 간판이 따로 없는 데다 구석진 골목에 위치해 있어 그냥 지나치기 쉬우니 주의하자. 지하로 반 층 내려가면 만나볼 수 있는 바탕은 한눈에 들어오는 아담한 크기로 셰프 한 명이 서빙과 요리까지 모두 도맡아 하는 1인 셰프 식당이다.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조명과 곳곳의 오브제, 테이블 세팅까지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 써 세팅했다는 느낌을 준다. 오픈 키친 형태라 이곳을 방문할 때면 가끔 바 좌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바탕은 전통주만 취급하는데, 전통주가 처음이라면 ‘서설’을 추천한다. 과일향과 산미가 느껴지는 전통주로 목 넘김이 부드러워 청주 입문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조금 더 가벼운 전통주를 찾는다면 ‘고흥 유자주’도 좋은 선택. 상큼한 유자 맛이 입맛을 돋운다. 전통주와 페어링할 수 있는 다양한 한식 요리도 바탕만의 매력. 모든 메뉴가 정성스럽고 특색 있지만, 대표 메뉴인 돔베구이를 가장 추천하고 싶다. 부드럽게 익혀낸 제주식 수육 옆으로 묵은지, 갈치속젓, 겉절이가 정성스레 플레이팅되어 있는데 특히 들기름 향이 나는 묵은지가 감칠맛을 더해준다. 돔베구이만으로 부족하다면, 풍미가 강한 블루치즈를 넣어 더욱 고소한 감자전도 추천하고픈 메뉴. 느끼하게 느껴질 때쯤 함께 나오는 배 장아찌를 한입 먹어주면 느끼함이 싹 가신다.

영업시간

화-목, 일 17시 30분부터 23시까지

금-토 17시 30분부터 24시까지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3길 5-12 지하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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