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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81 커버스토리

고요히 일렁이는 마음 ― 타바코북스 기탁 님 인터뷰 (1)

2022.08.16


'심플한 블랙 프레임 액자에 넣어 거실 한 편에 걸어두고픈 그림. 아침밥 먹을 때, 퇴근하고, 자기 전 술 한잔에 곁들여 하루 세 번 눈 닿는 곳에 있었으면 하는 그림을 고르자면 타바코북스의 것이다. 골똘히 무언가를 하면서 담배를 물고 있는 사람을 보자면, 실제로는 담뱃재가 떨어져 큰일 날 상황에 처하겠지만 그 세계 안에서는 사람도 담배도 자유롭고 편안해 보여 얻는 위안이 있다. 기탁의 그림 속 담배를 문 사람의 얼굴은 어쩐지 외로워 보인다. 누군가 외로워서 담배를 피운다던 이야기가 떠올라 나도 혼자가 아니게 되는, 교감의 그림을 그리는 기탁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타바코북스

타바코북스의 그림에는 대부분 담배를 물고 있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담배라는 소품을 좋아하는 이유와 담배를 테마로 그림 작업을 시작하게 계기가 궁금합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면서 듣던 노래들과 집 앞 벤치에 앉아서 피우던 담배로 위안을 얻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후에 회사를 그만두고 책을 만들기 위한 소재로 가장 가까운 마음을 담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저처럼 감정 표현에 서툰 사람들의 마음을 드러내는 매개체로 담배를 그렸어요. 그때 만든 책이 ‘여름을 태우는 빛’이라는 제목인데, 출판사명도 이 책과 함께 ‘타바코북스’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결과물들이 쌓이면서 저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그림의 빈티지한 색감과 화풍이 일본 만화, 시티팝 여러 문화 요소를 연상케 하는데요. 그림을 그리는 가장 영감을 주었던 소스는 무엇인가요?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 오래된 가전들, 그리고 좋아했던 시절의 필름 영화와 음악들을 다시 만나다 보면 좋아서 마음이 철렁하는 순간이 많아요. 그때마다 ‘나도 이런 걸 만들고 싶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번 8 15 자에 여름이라는 테마로 빅이슈와 컬래버레이션 하게 되셨어요. ‘블루라인이라는 그림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작업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블루라인은 수평선과 마음을 표현했어요. 완벽한 직선처럼 보이는 라인도 사실 아주 가까이에서 보면 작은 굴곡들로 이루어져 있죠. 수평선처럼 고요해 보이지만 파도처럼 출렁이는 마음을 블루라인이라는 타이틀로 표현했습니다. 시리즈로 작업해오고 있어요.

ⓒ 타바코북스

여름을 좋아하시나요? 좋아하신다면, 좋아하신다면 각각의 이유를 듣고 싶어요.
저는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결혼을 하면서 정서적인 부분에 많은 변화가 왔습니다. 아내가 자연을 좋아하거든요. 함께 좋아하는 것을 보고 느끼면서 여름의 푸릇함, 초록이 주는 마음의 안정감을 느끼게 됐어요. 원래는 여름을 싫어했지만 이젠 여름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가장 그리고 싶다고 생각한 장면이 있나요? 영화나 드라마 장면, 일상의 풍경도 모두 포함해서요.
마침 새로운 책을 작업 중입니다. 초록을 닮은 풍경을 저만의 화풍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사물에 대해 오랫동안 집중해왔는데 이번에는 풍경이 함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작가님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조용한 정서를 좋아합니다. 그림을 그릴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표현하려고 하시나요?
작업할 때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하지 않아요. 완성하기 전까지는 수많은 고민과 터치들로 가득 채워지지만 잔잔해질 때까지 덜어내고 정리해서 보여드리고 싶은 부분만 전달하고 싶어요. 그래서 완성이라고 정의하는 때까지의 시간이 길게 걸리는 편입니다. 예전부터 인형이 서 있으면 다리가 아플 것 같다며 자세를 고쳐주곤 했어요. 요상한 성격의 저는 오래 보고 있어도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억지로 감정을 끌어올리지 않은 모습을 담으려고 합니다.

이 글은 '고요히 일렁이는 마음 ― 타바코북스 기탁 님 인터뷰 (2)'로 이어집니다.

타바코북스
인스타그램 @toclamp
그림 tabacobooks.kr
음악 soundcloud.com/kitak


글. 양수복
이미지제공. 타바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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