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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3 스페셜

라이프 인사이트 작가 '곁' ― 시간과 나란히

2023.02.18


'프리랜서 기획자이자 라이프 인사이트 작가인 ‘곁’은 일상을 여러 채널에 기록하고, 살아가며 하는 소소하고도 묵직한 생각을 타인과 공유한다. 많은 사람이 그의 정갈한 SNS 피드만큼이나 단정하게 흘러가는 시간에 위로와 자극을 받는다. 꼼꼼하게 채워 넣은 계획이 ‘목적 달성’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여러 계획 앞에 언제나 자신을 중심에 놓는 그에게 뚜벅뚜벅, 차분하게 일상을 꾸려가는 즐거움에 대해 물었다. 어렵고 복잡한 세상, 나와 내 주변을 보듬고 살피는 꾸준한 태도가 있다면 시간과 나란히 걸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 사진제공. 곁

많은 분이 갓생 모티프로 곁님을 떠올리는 같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일부러 어떤 상징이 되려고 한 건 아니지만, 뭔가를 만들 때 시각화하거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게 인스타그램 피드의 디자인이나 사진 등에 많이 투영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게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은데, 단지 자기 계발 개념이 아니라 내면의 성장을 우선 이루어야 한다는 마음이 ‘갓생’과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곁님의 일상을 떠올리면 색감이 풍부한 공간이 함께 연상됩니다. 여러 채널을 통해 공간을 소개하셨는데, 공간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여러 주거 형태를 거쳐 지금 집에서 5년 정도 지냈는데, 처음에는 집은 ‘꾸미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저랑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자꾸 남을 따라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날 ‘가꾸다’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그때부터 집을 사람처럼 대하게 되었어요. 집은 가구나 소품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저 역시 그 구성원이잖아요. ‘나는 공간과 어울리며 조화를 이루는 사람인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됐어요. 공간의 상태가 자신의 상태라고 생각해요.

특히 일부를 오피스로 정하고, 모닝 페이퍼 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공간 구분이 눈에 띕니다. 업무와 일상을 구분할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저는 무언가를 카테고리별로 구분하고, 이름을 붙이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제가 고민한 건 ‘내가 여기서 하는 행위가 얼마나 잘 습관화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어요. 저도 처음에는 소파에서 자거나 침대에서 일을 하거나 했는데, 공간을 구분하니 생활이 달라지더군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복층에서 내려와 홈 웨어 대신 외출복을 입어요. 그러면 좀 더 쉽게 공간 구분에 적응하고, 몸과 마음이 전환되는 것 같아요.

ⓒ 사진제공. 곁

블로그와 SNS, 유튜브 여러 방법으로 일상을 기록하시잖아요. 스스로 자신에게 기록자 정체성을 부여한 계기와 기록의 동력이 궁금합니다.
누구나 그런 순간을 맞닥뜨리잖아요. 죽지 못해 사는 것 같은. 제가 7~8년 전에 그랬거든요. 고시텔에서 혼자 지냈는데, 밤에 누우면 잠이 오지 않고 너무 힘들었죠. 그때 제 나이가 서른 언저리였는데, 서른 살 먹은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졌어요. 나는 왜 서른 살의 평균에도 못 미치고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할까 싶어 괴로웠고요. 그때 최승자 시인의 ‘삼십세’라는 시를 읽게 됐어요. 이 시는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요. 그때 시라는 도구를 발견한 것 같아요. 그다음 날인가, 바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1년 정도 매일 기록했어요. 시라기보다 하루하루 드는 생각이나 마음을 기록했죠. 그때 나는 기록하며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구나 하고 깨닫게 됐어요.

새벽 기상 일정 루틴을 수행하고, 참여자들과 미라클 모닝 클럽 진행하고 계세요. 미라클 모닝은 곁님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나요?
미라클 모닝 클럽의 많은 분이 공감하는 부분이 참여하면서 스스로 갖는 자신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는 점이에요. 나는 빨리 지루해하는 성격이야, 나는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야, 이런 편견이요. 저 역시 스스로 내 한계를 규정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나에 대한 편견을 부술 수 있는 동시에 편견을 가질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새벽에 글을 쓰는 모닝 페이퍼 하루를 시작하는 일기 같습니다. 모닝 페이퍼에 적은 문장 개를 소개해주세요.
“다짐이 우습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무너진 나를 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고민으로 가득한 일상 덕분이다. 나의 지난 시간에 감사를 보낸다.” 이 문장을 소개하고 싶어요. 주로 고마움에 대한 문장이 많아요.

ⓒ 사진제공. 곁

고마운 일을 일상에서 발견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절대로 저 혼자서 잘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요. 제 주변에 있는 무엇이든, 저에게 영향을 주고 함께하는 것 같아요.

습관 형성을 도와주는 앱이나 스케줄러가 많지만, 많은 사람이 꾸준히 유지하는 어려움을 느낍니다. 자신만의 갓생이나 루틴을 시작할 중요한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런 고민을 많이 말씀하시는데, 저는 늘 “완벽하지 마세요.”라고 답해요. 미라클 모닝을 할 때, 사흘 성공했으면 하루 정도는 쉬어도 되거든요. 그다음에 또 하면 되죠. 그래야 습관이 쭉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에는 미라클 모닝에 실패했어요. 그러다 딱 이틀 성공하고, 한동안 좀 실패했다가 또 한 달간 성공하고요. 그다음에 시도할 때는 기상 시간을 5분씩 앞당겼어요. 이렇게 한두 달 유지하니 새벽 4시 30분에 알람 없이 일어나게 되더군요. 목표가 유연해야 해요. 예를 들어 하루에 책을 30쪽씩 읽기로 했어도 20쪽밖에 못 읽을 때도 있잖아요. 그러면 나머지 10쪽 분량을 뉴스레터를 읽으면서 채울 수도 있는 거죠. 그 반대로 생각하면, 30쪽이 아니라 50쪽을 읽으면 실패한 걸까요?

우리도 모르게 목표에 경직된 사고로 접근하는 습관이 같아요.
전적으로 동의해요. 저는 ‘완벽이 아닌 완성’이라는 모토 아래 모든 계획을 짜거든요. 저도 ‘게으른 완벽주의자’였어요.(웃음) 일을 할 때도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에 수정을 거듭하다가 일정을 못 맞추곤 했어요. 우리가 보통 목표를 위에 두잖아요. 계단식으로요. 저는 그러지 않고 목표는 평평한 대지 위에, 예를 들어 내가 부산에 있으면 어떤 건 울산에 있고, 또 다른 건 서울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목표를 내 삶과 같은 높이에 두어야 하는 거죠. 삶에 상하가 있다고 생각하고 목표를 두다 보니 굴러떨어지게 돼요. 상처가 더 크고요.

ⓒ 사진제공. 곁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동시에, 그것을 당연하다는 돈으로 환산하죠.
성장은 식물이나 숲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는데, ‘계발’에 초점을 맞추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돼요. 헷갈리는 분이 많은데, 미라클 모닝을 자기 계발로 인지하면 ‘새벽 4시 기상’만이 목표가 되어버려요. 다른 시간에 일어나도 되는데도요. 기상 후 20분 동안 자기 내면을 들여다봐도 미라클 모닝이 될 수 있잖아요. 힘들어 죽겠는데 새벽에 일어나 그날을 모조리 망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2023년에 몰입하고 싶은 주제가 있나요?
저는 자신을 많이 미워하곤 했어요. 지금도 좀 그렇고요. 과연 내가 이런 태도를 없앨 수 있나, 내가 나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나 싶어요. 그것조차 완벽하려 애쓰는 것 같아요. 어떤 순간에는 ‘괜찮아, 미워할 수 있지, 나중에 잘 보듬어줘야지.’ 하고 생각하고 싶어요.

2022 말에 글을 보니, 동안 성찰하는 체력 높아졌다고 하셨어요. 성찰하는 힘이 생기면서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
아주 큰 변화가 있어요. 원래 전 흑백논리가 강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성찰하는 체력이 길러지면서 다양성을 포용하는 능력이 커졌어요. 용서할 수 있는 힘도 생겼고요.

눈에 보이는 성취뿐 아니라 내면의 안정과 성장 역시 갓생 화두예요. 자신을 중심에 놓고 생활하는 데서 오는 장점은 뭘까요?
스스로 자신을 생활의 중심에 둔다는 건 뿌리를 내린다는 것 같아요. 무수히 많은 내가 있지만 뿌리가 단단하면 부러지는 일이 있더라도 다시 새싹을 틔울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글. 황소연
사진제공. 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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