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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16 컬쳐

<던전밥>

2024.02.07

ⓒ 사진. 스튜디오 트리거 홈페이지

먹방을 주제로 하는 콘텐츠는 이미 많다. 그중에서도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던전밥>은 특별한 소재로 시청자를 끌어들인다. SNS에는 각 에피소드별 후기와 2차 창작도 다양하다. 몬스터와 같은 ‘마물(魔物)’을 요리해 먹는 모험가들의 이야기는 언뜻 낯설다. 동료를 구하기 위해 저주받은 지하 왕국에 뛰어들었다는 설정이, 어떻게 요리 만화 특유의 따뜻하고 정감 어린 분위기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라이오스, 마르실, 칠책, 센시까지 네 멤버는 잠긴 문을 열고 함정을 피하면서 더 깊은 던전으로 향한다. 모두에게는 각자의 특기와 역할이 있고, 협동은 필수다.

원작 만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 시리즈에서, 요리의 재료는 현실 세계의 식품과 다르다. 식인식물 열매로 타르트를 굽고, 거대 전갈과 걷는 버섯으로 전골을 끓여 먹는다. 요리를 소재로 한 인기 애니메이션인 <식극의 소마>나 <이세계 식당>과도 다르다. 특이한 몬스터나 마물 소재에 익숙지 않다면, 요리 장면이 어색하고 징그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알록달록한 그림체 때문인지 그 느낌이 오래가진 않는다. 모험가들에겐 슬라임도, 맨드레이크도 처치하고 나면 식재료일 뿐이다.

마물을 먹는다고 해서 순서 없이 뜯어 먹거나 생으로 섭취하는 것은 아니다. 재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하고, 달걀물(진짜 닭은 아니고 바실리스크라는 마물의 알이다)에 밀가루를 넣어 튀김옷을 만든다. 현실의 요리법이 반영되어 있기에 자연스럽다. 특히 튀기기 전 반죽을 조금 떨어뜨려 온도를 가늠하는 장면 등은 섬세하게 느껴진다.

스마트폰 게임이나 온라인 RPG를 연상하게 하는 던전의 풍경뿐 아니라 지친 모험 중 최대한 맛있는 것을 해 먹는 모험가들의 모습은 힐링물을 찾는 이들에게도 제격일 것이다. 머리는 닭, 꼬리는 뱀인 마물로 만드는 로스트 치킨, 거대 박쥐로 만드는 튀김, 멘드레이크 오믈렛을 만들면서 네 모험가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법도 익힌다. 소소한 웃음과 즐거움이 있는 애니로서, ‘밥친구’로서도 훌륭하다. 의외의 명대사에도 마음이 움직일 것이다. “빵으로 고기를 대신할 수 없고, 고기를 빵으로 대신할 수 없지만, 고기와 빵을 같이 먹으면 맛이 훨씬 좋아진다. 음식이든 사람이든 함께할 때 더 좋다.” 식사도 밥친구와 함께할 때 더 좋으니, 맞는 말이다.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


글. 황소연 | 사진. 스튜디오 트리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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