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셀프 이미지메이킹 대담
빅이슈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Z세대들은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추구미’라는 단어가 일상 용어가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날의 룩, 키링과 스마트폰 배경 화면까지도 추구미의 맥락을 유지하는 건 라이프스타일을 구성하는 일이다. 내 추구미는 무엇인지 파악하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바깥으로 보이는 이미지메이킹뿐 아니라 내면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Z세대들의 추구미 이야기.
나의 추구미는?
최고은 주변 사람들 잘 챙기고, 자기 할 일 잘하고, 잘 놀고, 남을 배려할 줄 알며, 자존감이 높고, 외모에 집착하지 않지만 나쁘지 않은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종합하자면… 완벽한 사람?(웃음)
정현주 쓰는 삶. 무엇이든 쓰고 기록하는 삶을 살고 싶다. 눈앞의 풍경, 사람들과 나눴던 대화, 즐거웠던 여행 등. 소중한 기억을 보물창고에 고이 간직하는 느낌이 든다.
권예송 최근의 추구미는,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사람. 이중전공으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일본 워킹 홀리데이, 교환학생 브이로그 같은 걸 많이 접하게 됐는데, 현지에서 직접 부딪혀가며 언어를 배우고 점차 성장하는 모습이 멋있기도, 부럽기도 하더라. 언젠가 나도 저런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구미를 위해 노력했던 일은?
정현주 일기를 꾸준히 쓰려고 하는 것. 3년 전부터 지금까지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일기를 쓴다. 요즘에는 ‘모닝페이퍼’라는 걸 쓰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떠오르는 생각들을 쓰는 거다. 꾸밈없이 솔직한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된다.
권예송 전공 수업도 열심히 듣고, 회화 공부에 대한 갈증을 느껴 워킹 홀리데이, 교환학생 브이로그를 보며 일상 대화에서 쓰이는 표현을 따라 해보기도 했다.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며 교환학생에 대한 꿈을 키운 끝에 2025년에는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다. 추구미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내 세상도 더욱 넓어진 것 같다.
롤 모델과 추구미의 차이는?
최고은 롤 모델은 본보기가 되는 인물을 ‘모델’을 삼아 그 모델 자체, 다시 말해 그 사람 전체를 따르는 것이고, 추구미는 어떤 작은 면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추구미가 좀 더 가볍다.
권예송 내 생각도 비슷한데, 롤 모델이 그 사람의 삶과 업적 전반을 존경하고 닮고 싶은 것이라면, 추구미는 아주 작은 포인트에서도 얼마든지 시작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화법, 어떤 상황에 대해 대처하는 자세, 특정 분야에서의 성과 등등 사소한 포인트들이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추구미가 될 수 있다.
정현주 롤 모델은 ‘이상’에 가깝고 추구미는 ‘본능’에 가깝다. 예를 들면 나는 무대에서 화려하게 노래 부르고 춤추는 아이유의 삶을 동경한다. 하지만 잔잔하게 글을 쓰는 삶을 살기 원한다. 그 삶이 나의 성향과 맞다는 것도 본능적으로 안다. 어쩌면 추구미는 ‘나’라는 사람과 가장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추구미 외에 지향하는 삶의 태도나 방식은?
최고은 최재천 교수님의 유튜브를 즐겨 보는데, 최 교수님께서 떳떳한 사람이 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떳떳한 사람’이라는 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다. ‘양심’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양심의 가책을 느낄 줄 아는 떳떳한 사람이 되는 건 쉽지 않다. 그렇기에 동시에 양심이라는 가치는 더더욱 소중해진다. 성취를 이루어내야 한다는 명령을 받은, 그래서 너무나도 무거운 짐을 이고 사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말하고 싶다. 그저 떳떳한 사람이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정현주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자.’ 작년까지 주어진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렇게 몇 년을 살다 보니 번아웃이 왔고, 도피성 휴학으로 이어지고 나서야 완벽주의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제는 ‘완벽’보다는 ‘완성’을 하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도전도 덜 망설이게 됐다.
최서현 ‘내가 기준이 되는 삶’을 지향하고자 한다. 남들의 생각이나 시선을 의식해 꾸며낸 ‘그럴듯한 삶’보다는, 화려하진 않더라도 정말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들로 채운 ‘나만의 삶’을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빈 공간들을 채워서 견고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해에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최고은 많은 고민과 번민들로 잠 못 이루던 2024년을 지나 2025년에는 다시 학교로 복귀한다. 내 꿈은 ‘떳떳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정현주 글쓰기 공모전에서 수상을 해보고 싶다.(웃음) 몇 달 전에도 공모전에 도전했었는데 다 떨어졌다. 그때는 내 글을 공모전에 제출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뿌듯했는데, 글을 계속 쓰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 올해는 수상으로 인정을 받아보고 싶다.
최서현 휴학 전에 밴드부 활동을 했었는데, 복학하면 다시 학교 축제 무대에 서고 싶다. 아, 가볍게 취미로 시작한 요가에 꽤 진심이 돼서, 아예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어떨지 진지하게 생각 중이다.
권예송 잘 쉬는 것. 질 좋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체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앞만 보고 바쁘게 달려오면서 스스로를 잘 가꾸고 재정비하는 시간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5년에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휴학을 하게 되었는데, 남들과 비교하며 초조해하지 않고 온전히 쉬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생산적인 취미도 가져보고 싶다. 다음 단계로 나아갈 힘을 충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