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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30 스페셜

출판계의 빛과 소금 - 책덕들이 읽지 않은 책

2024.12.18

ⓒ 새파란

펼치지 않은 소설, 시, 수필. 처음 들어본 낯선 작가, 어릴 때부터 읽어온 중견 작가 모두 독자 앞에서 읽히지 않은 채 공평하게 꽂혀 있다. 읽지 않은 책 소개에서 당신의 문학 취향을 찾아보기를.


글. 황소연 | 사진제공. 김주연‧김지윤‧새파란‧이바륨


김지윤


김지윤 씨는 ‘무라카미 하루키 전작 읽기’에 도전하고 있다. “소설과 에세이의 분위기가 사뭇 다른데, 그 간극이 주는 재미가 있다.” 김 씨는 인천 부평에 위치한 책방 ‘LIFE,LIFE’에서 진행되는 ‘무라카미 하루키 위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책 모임을 열기도 했다.

+ 읽지 않은 책

프랭크 허버트의 〈듄〉(황금가지, 2021) 1권을 사놓고 한참이나 꽂아두고 있었다. SF 장르의 고전이다. 3년 전 영화를 보고 흥분한 상태로 책을 주문했다. 이후 엄청난 두께의 비주얼을 보고 겁도 좀 났고, SF 소설을 접한 적이 얼마 없다 보니 낯설고 복잡한 세계관에 적응하지 못해서 몇 페이지 읽다가 덮어버렸다.

+ 지금 읽는 책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마음산책, 2004)을 읽고 있다.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올해 초 자주 교류하는 이웃 한 분과 2024년에 읽을 책을 서로 추천했다. 그 이웃님이 추천해주신 책 중의 하나다.

+ 상대적으로 어려운 장르

약 2017년부터 꾸준히 책을 읽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시에는 적응을 못 했다. 시를 읽을 때 자꾸만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다. 아직은 어렵다.

+ 요즘 주목하는 이 작가

작가보다는 가수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패티 스미스의 산문을 읽어보려고 한다. 올해 〈저스트 키즈〉(아트북스, 2012)라는 수필집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다. 이 책에는 연인 로버트 메이플소프와 함께 예술가가 되기 위해 순간순간 노력했던 이야기, 1960~70년대 뉴욕에서 예술가들과 교류했던 일화 등이 담겨 있다. 창작을 향한 에너지, 영감이 전해지는 점이 좋았고 일단 패티 스미스라는 사람 자체에 애정이 느껴졌다.

“지금은 일을 쉬고 있다. 은둔 청년이 될 위기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일자리를 구하고 나면 지금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바륨


이바륨(닉네임)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로 독서에 입문했다. 50명이 함께 하는 독서 모임을 이끄는 그에게 독서 팁을 구했다. “책을 많이 읽고 싶어서 얇은 책 위주로 가방에 넣고 다닌다.(웃음) 감상이나 생각을 책 자체에 기록한다.” 6공 다이어리에 가나다순으로 정리한 독서 기록은 뿌듯함의 원천.

+ 읽지 않은 책

언젠간 마누엘 푸익의 〈거미여인의 키스〉(민음사, 2000)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민음사, 2000)를 읽고 싶다. 〈거미여인의 키스〉는 연극으로 먼저 접했는데, 배우라는 직업을 새롭게 보는 기회였다.

+ 지금 읽는 책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 1권(민음사, 2011). 독서 모임을 운영 중인데 이번 주제가 ‘벽돌 책 읽기’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김영사, 2015)와 함께 읽고 있다. 헤세의 거의 마지막 작품인데, 인간의 정신에 대해 파고든다. 과학을 에세이 형식으로 녹인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곰출판, 2021)도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 않은 것 같아 회의감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성숙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책을 읽는 것 자체보다 읽은 뒤 곱씹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파란


한강 작가의 〈희랍어 시간〉(문학동네, 2011)은 새파란(닉네임)이 8년간 품어온 책이다. 책을 사고도 늘 일정 시간은 묵혀두는 편이라고. “소장하고 싶은 책들을 고이 사서 모셔뒀다가, 어느 날 문득 ‘오늘은 이 책이 딱이다.’ 싶은 생각이 들면 그때 소중하게 꺼내 읽는 순간을 사랑한다.” 양귀자 작가와 김초엽 작가 덕분에 독서에 더 푹 빠지게 되었다.

+ 지금 읽는 책

천선란 작가의 신간 〈모우어〉(문학동네, 2024)를 읽는 중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오히려 아끼며 읽어서, 〈모우어〉 또한 더 아껴 읽고 싶었는데… 북토크를 신청해놓는 바람에 미룰 수 없이 읽게 되었다.

+ 요즘 주목하는 이 작가

젊은 작가들의 소설이 담긴 〈소설 보다 : 여름2024〉(문학과지성사, 2024)를 통해 예소연 작가를 알게 됐다. 마침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북다, 2024), 〈바우키스의 말-2024 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은행나무, 2024)에도 작가님의 작품이 실려서 앞으로 또 어떤 작품들로 돌아올지 기대된다.

“읽지 않은 책은, 아직 가보지 않은 여행지와 같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내킬 때, 그 새로운 곳으로 향하고픈

마음이 든다면 언제든 출발할 수 있다.”


김연주


김연주 씨는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청소년 문학을 중심에 두고 평론을 공부한다. 평소에도 글을 많이 읽는 그는 여전히 책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는다. “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넓혀준 뭔가를 잊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나에겐 그게 책이었다.”

+ 읽지 않은 책

김애란 작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문학동네, 2024). 추천을 많이 받았는데 당장 봐야 할 책이 많았다. 앤 카슨의 시집 〈녹스〉(봄날의책, 2022)는 친구와 동네 서점에서 서로 책을 한 권씩 사주기로 했을 때 친구가 골라준 책이다. 사장님께서도 이 책을 처음 판매한다고 하셨다.(웃음) 짬짬이 보긴 아쉽고, 좋은 차를 우려놓고 시간을 들여 읽고 싶다.

+ 지금 읽는 책

논문을 위해 평소 청소년소설을 읽는다. 지금은 마무리 단계라 짬을 내 백은선 시인의 〈도움받는 기분〉(문학과지성사, 2021)을 읽었다. 시를 읽으면 슬픔이 줄어들고 힐링이 된다.

+ 애정하는 작가

너무 많은 이름이 스쳐 간다.(웃음)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문학동네, 2016)가 좋았다. 마음의 어딘가를 조심스러운 손길로 잘 건드리는 듯했다. 또 유은실 작가님은 제 선생님이시기도 한데, 글에서 다정하고 단호함이 함께 느껴져서 좋다.

+ 요즘 주목하는 이 작가

〈경우 없는 세계〉(창비, 2023)를 쓴 백온유 작가와 김지현 작가의 〈브로콜리를 좋아해?〉(사계절, 2024)를 좋아한다. 청소년 문학 안에서 돌봄노동, 애도, 환경, 동물권 이슈를 다루는 작가들이라 신간을 챙겨 보게 된다.

“사람은 모두 한 번만 살 수 있는데, 문학을 읽으면 수백 번도 수천 번도 살 수 있다. 얼마나 가성비 좋은 일인가.(웃음) 문학만큼 사람을 바꿀 수 있는 텍스트가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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