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장들레입니다> 장들레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일상의 장면들, 무심코 흘려버리는 감정을 사랑 어린 시선으로 하나하나 끌어모아 음악으로 표현하는 장들레. 옥상달빛 김윤주의 프로듀싱을 통해 2021년 봄부터 와우산레코드 소속 아티스트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그가 대망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장들레입니다>를 발매했다. 지난 활동의 신호탄이었던 싱글 <사랑하고 싶어>를 시작으로 2년 전부터 정규앨범을 향한 청사진을 그리며 부지런히 쌓아온 디스코그래피의 첫 번째 이정표인 셈. 듣는 이와 같은 눈높이에서 허물없는 위로를 건네는 장들레 특유의 정겨운 목소리와, 사소한 것들을 사소하지 않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사려 깊은 화법은 4월 말에 있을 단독 공연에서 또 한 번 팬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다독여줄 예정이다.
<장들레 프로필>
Mesani

국내에서 쉬이 만나보기 힘든 음악성으로 고유의 영역을 다져온 메사니(Mesani)가 1년 만에 반가운 신곡으로 돌아왔다. 이번 싱글 는 그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마치 해외 플레이리스트의 한 덩어리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한 이국적인 향기를 가득 품은 작품이다. 2021년 발매된 에서는 얼터너티브 장르의 매력을 가득 담은 다채로운 사운드 조합을, 이듬해 발매된 에서는 소울풀한 베이스 라인에 기반한 리드미컬한 그루브를 선보였던 메사니 특유의 감성은 이번 신곡을 통해 한층 더 여유로워졌다. 물론 여유롭다는 표현이 결코 가볍다는 뜻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느릿한 템포에 비례하여 농축된 분위기는 감미로우면서도 관능적인 바이브와 함께 무르익으며 리스너들의 감각을 묵직하게 사로잡는다.
메사니(mesani) 프로필
Voyeur

2013년 발매된 EP 과 함께 시작된 밴드 보이어(Voyeur)의 여정은 2023에도 여전히 뚝뚝하게 이어지는 중이다. 포스트록이라는 장르 안에서 확장되는, 어쩌면 이미 장르의 틀을 여러 차례 넘어섰을지도 모르는 이들의 음악은 사운드와 사운드가 겹치고 포개지는 밀도의 흐름, 목소리와 연주가 얽히고설키는 리드미컬한 과정을 통해 소리라는 재료를 가지고 청각적 서사를 구축한다. 이번 싱글 또한 피아노와 기타 사이의 다이나믹한 뜀박질로부터 시작되는 전반적인 구성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서걱거리면서도 나직한 목소리의 등장으로 잠시 쉬어가는 구간을 마련해주는가 싶더니, 서서히, 그리고 긴박하게 고조되는 곡의 흐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듯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월로비 by 포크라노스
포크라노스는 현재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며, 멋진 음악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큐레이터이자 크리에이터입니다.
글. 월로비 | 이미지제공. 포크라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