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Netflix
넷플릭스 오리지널 <웬즈데이>의 인기가 매우 높다. 일단 미국에서는 그렇다. 보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 나도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얼른 봤는데 주변에 <웬즈데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 내가 너무 빠른 걸까, 친구들이 느린 걸까… 팀 버튼이 연출을 맡았는데 예상보다 더 사랑스럽고 흉측해서 매회 끝날 때마다 ‘역시 팀버튼…’ 박수를 치면서 감탄했다. 아니 이분 지금까지 엄청 조용하더니 그동안 뭐 하고 지내다가 말도 없이 이런 작품을 만들었나(갑자기 친해짐) 싶어서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텀은 길어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단 걸 알았다. 내가 몰랐을 뿐 열심히 살고 계셨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 제나 오르테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드라마 공개 전에 90만이었으나 현재는 2,399만이다.(라고 쓴 후 5분 뒤 2,401만이 되었다. 강원도 양양의 인구가 2만 7,000명이니 ‘인스타그램이 뭐여?’ 싶은 어르신 7000명을 제외한 양양군민 모두가 5분 동안 팔로우했다고 보면 된다) <오징어 게임>의 정호연이 현재 2,240만이니까,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제나(갑자기 친해짐)의 팔로워는 올해가 다 가기 전 3,000만은 훌쩍 넘을 것 같다.
나만의 루틴, 이라고 하기에는 모두가 그러할 것 같지만,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 빠지면 작품에 나온 배우 중 눈여겨본 이들의 신상을 조사한다. 인스타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웬즈데이>에서 나의 픽은 타일러 역의 헌터 두핸이었다. 당연히 그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41개의 게시물을 하나하나 살펴보았고, 올해 6월 결혼했음을 알게 되었다. 왜 나의 사랑은 언제나 순탄치 않은 것일까.(갑자기 사랑에 빠짐) 드라마에 너무 빠지면 의도치 않은 실연을 자주 겪게 된다.
웬즈데이는 고독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자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먼저 다가와주었던 친구 이니드가 떠나자 형언할 수 없는 외로움을 느낀다. <웬즈데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우정과 사랑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팀 버튼만의 음침하고 기괴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우정은 나름대로 감동이 있다. 그러니까 친구들아 어서 <웬즈데이>를 봐주세요.
글. 원혜윤
사진제공. Netflix